호커의 늦은 오후
낮과 밤의 경계에서
김이 오르고, 국물은 시간을 늦춘다.
플라스틱 의자에 앉은 우리는
잠시 세상의 속도를 내려놓는다.
플라스틱 낡은 숟가락이 그릇을 스치며
작은 별 같은 소리를 남기고,
노점의 불빛은
오늘 하루의 고단함을 볶아낸다.
사테이의 연기 사이로
웃음이 먼저 지나가고,
차 한 잔의 온도는
말보다 오래 머문다.
여기서는
서두를 이유가 없다.
값표보다 싼 여유가 있고,
이름 없는 낭만이
손바닥만 한 테이블에 앉아 있다.
싱가포르의 호커센터,
바람이 천천히 식사를 끝내면
밤도 그제야
의자를 밀고 일어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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