작은 섬의 나무
바다 한가운데
사람 하나 오지 않는 작은 섬에
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.
뿌리는 얕아 보이고
그늘은 작아
아무도 기대지 않을 것 같지만,
파도가 세질수록
그 나무는 더 낮게 숨을 고른다.
쓰러지지 않기 위해
높아지는 대신,
깊어지는 법을 택한다.
폭풍이 지나간 자리에서
나무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.
다만
어제보다 조금 더 단단해진 몸으로
다시 햇빛을 받는다.
혹시 지금
네가 그 섬이라면,
그리고 네가 그 나무라면,
괜찮다.
오늘은 자라지 않아도 된다.
오늘은 버티는 날이다.
버틴다는 건
멈춘다는 뜻이 아니라
다시 일어날 힘을
안쪽에 모으는 일이라는 걸
그 나무는 이미 알고 있으니까.
내일,
바다가 잠잠해지면
아무도 몰래
새 잎 하나는
분명히 돋아날 것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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